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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3.08.04


    [종합=강원매일신문] 박인열 기자=  “내 옆에 앉은 사람들이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공기 좋고, 교육 내용도 좋고, 이번에 제대로 힐링한 것 같아요. 학교 보충수업을 빠지고 왔는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워가네요.”

    24일~25일 이틀간 인천 강화도에서 열린 ‘2013 청소년 인문학 소풍‘에 참석한 아이들의 반응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최하는 ‘2013 청소년 인문학 소풍’은 특정 주제에 관한 인문학 서적을 읽고 저자나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소풍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인문학 소양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7월에는 ‘강화에서 시와 잠들다’라는 강화갯벌센터를 둘러보고, 함민복 시인의 강연을 들으며, 직접 시를 써보고, 시 낭송대회에도 참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최하는 ‘2013 청소년 인문학 소풍’이 7월에는 ‘강화에서 시와 잠들다’라는 주제로 인천 강화에서 열렸다.


    ‘2013 청소년 인문학 소풍’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가 주최하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젝트다. 이는 책 읽기와 저자 강연, 현장 탐방,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등을 통해 우리의 삶과 관련 있는 주제들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지난 5월 ‘안성에서 소나무와 놀다’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6월 ‘대학로에서 세상을 꿈꾸다’를 거쳐 7월에는 ‘강화에서 시와 잠들다’는 주제로 함민복 시인의 시와 갯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여름 밤의 1박 2일 인문학 캠프가 진행됐다. 7월 인문학 소풍에는 중·고등학생 4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인문학 소풍의 주제는 ‘시’와 ‘소통’이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정보서비스과 박윤희 사서는 “2010년부터 청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지난해부터는 인문학 소풍을 진행하고 있는데 해마다 달라진 아이들이 모습을 보면서 인문학 교육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입시와 경쟁에서 벗어나 함께 웃고 떠들며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인문학의 재미를 발견하고,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인문학 교육을 많이 진행해왔지만 강연 위주이다 보니 정적인 활동들이 많아,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동적인 활동은 적었던 부분이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1박2일 활동을 진행했다.”며 “인문학을 통해 소통과 협동심을 배우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것들을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별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협동심을 배웠다. 마시멜로와 스파게트를 통해 탑을 쌓는 놀이를 체험 중인 아이들 


    교육과 놀이 활동이 결합한 인문학 교육은 조금 특별했다. 먼저, 서먹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진행된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인사하고, 몇몇 친구들과 조를 만들어 고민을 날리는 풍선터뜨리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학교에서는 쉽게 해보지 못했던 공동체 놀이를 통해 하나가 된 아이들은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이어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보고 한 줄씩 시 문구를 정하며 한편의 시를 완성해나가는 과정도 진행됐다. 이렇게 간단한 몸풀기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은 긴장을 풀었다.

    이어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함민복 시인의 강연이 이어졌다. 함 시인은 “우리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얼마만큼 보느냐에 따라서 세계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우리가 하고 있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시를 읽는 행위는 세상을 보는 창과 문을 넓히는 행위이고, 시를 쓰는 행위는 직접 그런 창과 문을 만들어보는 것”이라며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시로 정리해볼 것을 강조했다.


    함만복 시인은 “시를 쓰는 행위는 직접 그런 창과 문을 만들어보는 것”이라며 꾸준히 자신의 생각을 시로 정리해볼 것을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은 인문학 강연을 토대로 각자의 생각을 담은 개성있는 시를 한 편씩 작성했고, 저녁 식사 후에는 멋진 조명 아래에서 각자의 시를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런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성적, 학교, 입시와 같은 무한 경쟁체제의 틀 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 가치관, 인생관 등을 생각해보는 자아성찰의 기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강현석(간디학교 1년)군은 “제가 다니는 간디학교는 대안학교이다. 학교가 산에 위치해 있어 자연과 만날 기회가 수시로 있는데, 자연에 있다보니 좀더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며 “그 때마다 떠오르는 시상들을 글로 옮겨적고 싶은 욕구가 들곤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이 하나의 계기가 돼준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군은 “인간 수명이 120세까지로 연장된다고 하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책을 읽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학창시절에 인문학을 통해 그런 고민을 해놓지 않으면, 뒤늦게 방황하게 될 것 같아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제법 의젓하게 말했다.


    저녁에는 운치있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지은 시를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7조를 인솔한 황지형 교사는 “아이들에게 잠시나마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힐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어서 지원했는데 인문학 교육을 받는 동안 오히려 제가 더 많은 힐링을 받고 가는 느낌”이라며 “처음에는 다들 서먹했지만 소통을 하는동안 아이들이 어느새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인문학 교육에 스며들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하형(하성고 2년) 군은 “평소 국문학과를 지망해왔는데, 국문과를 나오면 취업이 안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제 가슴 한편에 담아뒀던 꿈이 단순히 ‘취업’ 때문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며 “국어 교육이 입시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이런 인문학 캠프를 통해 나의 꿈에 대해 좀더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시. 아이들은 인문학 캠프를 통해 자신의 꿈과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볼 수 있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박윤희 사서는 “처음으로 1박2일 인문학 교육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조용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낭독하고, 서로 협력해 한 편의 글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짧은 시간이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인문학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조용히 정리하고 가다듬어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청소년 인문학 소풍’은 오는 11월까지 매월 1회 토요일에 진행된다. 책을 좋아하고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소풍 주제는 ▲난지에서 보물을 만들다(안연정 문화로놀이짱대표, 8월) ▲무주에서 건축을 말하다(김병옥 기용건축 대표, 9월) ▲부산에서 골목을 읽다(윤한결 인디고서원연구원, 10월) ▲안산에서 국경을 넘다(아웅틴툰 MWTV 대표, 11월) 등이다. 신청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홈페이지(www.nlcy.go.kr)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뒤 이메일(pyhee@korea.kr)로 제출하면 된다. (02)3413-4882)

    gm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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