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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11.10.12

     

    ㆍ국내 첫 세대별 노조 ‘청년 유니온’ 이달 출범… 1539세 누구나 가입


    대한민국 청년들은 애달프다. 일을 통해 보람을 얻고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할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경쟁을 뚫어야 한다.
     
    대졸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같은 불안정 노동에 종사해야 할 운명이다. 청년실업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정작 기성세대의 실질적인 지원이나 대책은 거의 없다.
    그래서 청년들이 직접 나선다. 3 13일 청년 노동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당사자인 청년들이 결성한 ‘청년 유니온’이 출범한다.
     
    청년 유니온은 이날 창립 총회를 열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창립 총회 다음주에 정식으로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조가 탄생한다.
     
    청년 유니온은 노조 설립 승인에 필요한 법률적인 검토와 준비를 이미 끝냈다. 김영경 청년 유니온 대표는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구직급여 제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임금 인상·구직급여 제도화 앞장”

    기존 노조는 직종과 사업장 단위로 조직돼 직장이 없거나 아르바이트 같은 불안정 상태의 노동을 하는 노동자(프리터)는 가입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청년 유니온의 경우 나이 말고는 가입 자격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청년’이라는 말은 흔히 20대를 지칭하는 표현이지만 청년 유니온 가입 대상의 폭은 20대를 훌쩍 넘어선다. 15~39세에 해당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30실업자와 아르바이트 근로자 모두 노조의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조합비는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의 1%이고, 실업자인 경우 2000원이다. 청년 유니온은 노동법상 ‘일반노조’ 형태로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한다. 일반노조는 특정 기업(기업별 노조), 특정 직종(직업별 노조), 특정 산업(산업별 노조)을 중심으로 하는 노조와 달리 기업이나 직종·산업 구분을 넘어서는 초기업 노조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부산지역 일반노조를 시작으로 2009년 현재 일반노조협의회 아래 약 1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청년 유니온 결성을 위한 준비는 2008년부터 시작됐다. 촛불집회를 통해 만난 몇몇 청년들이 청년 노조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해 10월에 ‘청년 유니온’ 카페가 만들어졌다. 이때까지는 온라인을 통해 고민을 공유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는 노조 설립을 위한 발기인 모집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세대별 일반노조 형태를 띠고 있는 청년 유니온의 모델이 된 것은 일본의 ‘수도권청년유니온’이다. 가입 대상이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청년들이고, 개인 자격으로 가입할 수 있는 일반노조라는 점에서 한국 청년 유니온과 거의 동일한 조직이다. 조합비도 월
    수입에 따라 차등적으로 받는다. 일본의 경우 청년 프리터들의 조직적인 활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2000 12월에 결성된 수도권청년유니온에는 400여 명의 회원들이 임금체불부당해고 등에 맞서고 있다.
     
    2004년에 결성된 프리터노조는 그 아래에 주유소 분회, 편의점 분회 등을 두고 청년 프리터의 권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일본 프리터노조의 중심 인물인 아마미야 가린이나 노골적이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일본 내 청년빈곤의 문제를 쟁점화해온 마쓰모토 하지메 같은 인물은 최근 한국에서도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일본의 경우 청년 비정규직 규모는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 중심에는 파견노동자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일본에는 300만명이 넘는 파견 노동자가 있다. 그 가운데 65% 이상은 35세 미만 청년층이다. 2008 6월에는 도요타 계열사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트럭을 몰고 도심 한복판을 질주해 사람들을 치어 죽인 다음 다시 흉기로 시민들을 무차별로 찌른 사건이 발생, 일본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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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노조·시민단체 연대 형성 필요"
    청년 유니온 준비 과정에 도움을 준 조성주 민노당 홍희덕의원실 보좌관은 “한국의 경우 외환 위기 이후 악화된 고용시장의 피해가 청년층에게 집중되면서 오히려 일본보다 사정이 나쁜 데도 당사자 운동이랄 게 없었다”면서 “청년 유니온 출범은 한국에서도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으로 당사자들이 조직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년 유니온 카페의 회원 수는 526명이다. 카페 회원의 80% 20대와 30대다. 이 가운데 노조 설립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는 50명으로, 발기인 가운데 30여 명이 청년 유니온의 첫 노조원들이 된다. 발기인과 노조원 수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은 발기인 가운데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어 청년 유니온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첫 노조원이 될 발기인들은 프리터이거나 잠재적인 불안정 노동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청년들이다
     
    현재 중소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김효준씨(29)는 “구직 상태에 있는 청년들에게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같은 조직은 거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당사자 노조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홍승희씨는 “청년층이 정치적으로 세력화해야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학생들에게 청년 유니온을 어떻게 홍보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공회대에 입학한 황준혁씨는 “기성 세대는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조직을 갖고 있지만 청년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청년들이 자신들의 발언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청년 유니온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청년 유니온은 구성원들의 직업적 이질성이 강하고 젊은 세대가 주축인 만큼 느슨한 수평적 조직으로 운영된다.
     
    대표와 사무 담당이 사무실에서 상근하고, 노조원과의 소통이나 조직 활동은 인터넷 카페와 트위터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눈앞의 과제는 당사자인 청년들에게 청년 유니온의 존재와 필요성을 알리는 일이다. 대학 졸업 시즌에 맞춰 서울 지역 대학에서 홍보물을 배포했으며, 2 27일에는 일일주점을 열었다.
     
    그것만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사회적 지분이 적은 청년층의 힘으로 부족한 부분은 민주노총 같은 기존 노조 및 시민사회 단체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보강해야 한다. 그러나 김영경 대표는 노조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청년 유니온 노조원들의 구성은 변할 수밖에 없고 또 변해야 한다. 1000명이 넘어가는 큰 조직을 만들기보다는 노조원들이 청년 유니온에 있는 동안에는 자신들의 권리를 찾고, 정규직으로 취직하더라도 노동문제에 대한 문제 의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기존 노조와 청년들의 가교 역할을 했으면 한다.

     

                                                                   

                                                                         정치사회부 박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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